집중호우 재난 속, 구리시장의 춤과 술잔… 공직자 처신 도마 위에 오르다
폭우 문자 울릴 때, 누군가는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2025년 7월, 경기 북부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날,
구리시장 백경현 씨가 단체 야유회 자리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 영상이 공개돼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직자의 기본적인 책임과 태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지금, 이 사안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겨질 수 없는 이유를 짚어봅니다.
7월 20일, 수도권 일대에 집중호우로 홍수주의보와 산사태 경보가 내려졌고,
각 지자체에는 재난 문자와 함께 긴급 대응 체계가 가동됐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구리시장 백경현 씨는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단체 야유회에 참석 중이었고,
이 자리에서 춤을 추고, 술자리를 함께한 영상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해당 영상에는 야유회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 테이블 위에 놓인 주류병과 잔,
시장 본인이 마이크를 들고 환호하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어 시민들의 분노가 더욱 커졌습니다.
행사 참석은 사적 모임이 아닌, 일부 시 공무원 단체 행사였다는 점도 논란을 키웠습니다.
사건이 알려진 직후부터 구리시 공식 홈페이지, 커뮤니티, SNS에는 시민들의 항의 글이 쇄도했습니다.
"세금으로 월급 받는 시장이, 재난 상황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게 말이 되냐"는 반응과 함께,
사퇴 요구까지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구리시는 하천 인근 저지대가 많은 지역 특성상 매년 장마철이면 피해 우려가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책임자의 현장 부재는 시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시민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사퇴 외에는 용납 불가”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 논란은 청와대까지 전달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아침 회의에서 "정신 나간 공직자는 엄단하겠다"는
강한 발언을 남기며 공직자 처신에 대해 직접 경고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구체적 실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구리시장 사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같은 맥락에서 대통령실은 방송통신위원장의 여름 휴가 승인을 거부했다는 사실도 보도됐습니다.
수해 복구와 대응이 한창인 시기에, 고위공직자들의 휴가나 사적 외부 일정에 대해 단호하게 선 긋는 기조를 보여준 셈입니다.
이는 단순한 이미지 관리가 아닌, 공직 윤리에 대한 기준을 재정비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구리시장 한 사람의 개인 행동으로 끝날 수 없습니다.
공직자에게 기대되는 책임감과 위기 대응 태도, 그리고 시민이 지켜보는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전국적으로 수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지금, 고위 공직자의 행동 하나하나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습니다.
신뢰는 말보다 행동에서 비롯됩니다. 공직자라면 누구보다 이 사실을 더 잘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시민들의 분노는 단순한 감정이 아닌, 상식에 대한 요구입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각 지방자치단체는 공직자 행동기준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