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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이란 무엇인가 –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마지막 길을 통해 본 거룩한 죽음의 의미
세상을 떠난다는 말보다 더 고요하고 아름다운 단어, ‘선종’.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2025년 4월, 향년 88세로 세상을 떠나며 교황은 마지막까지 소박하고 겸손한 삶의 마무리를 남겼어요.
세계 곳곳에서 ‘선종’이라는 단어가 다시 조명되며, 그 의미에 대한 궁금증도 함께 깊어지고 있어요.
‘죽음’이라는 단어 앞에서 우린 대부분 고통과 두려움을 먼저 떠올리지만, 선종은 그와는 조금 다른 차원의 말이에요.
오늘 이 글에서는 가톨릭에서 말하는 선종의 의미,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여정이 왜 선종이라 불릴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보려고 해요.
가톨릭에서 말하는 선종 – 단순한 죽음이 아닌 ‘은총 속의 마무리’
가톨릭에서 선종은 일반적인 죽음과 명백히 구별되는 개념이에요. ‘거룩하게, 평화롭게, 하느님의 품 안으로 떠나는 죽음’을 의미하며, 이는 단지 의학적 생명 정지가 아닌 신앙적으로 준비된 죽음을 뜻해요.
선종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임종 직전 병자성사, 고해성사, 그리고 성체성사를 받는 것이 중요해요. 이는 죽음을 앞둔 이가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며 천상 여정에 오를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준비예요.
선종은 죄 없이, 마음의 평화 속에, 신앙 공동체의 기도와 함께 이루어지는 가장 이상적인 죽음의 형태로 여겨져요.
그래서 가톨릭에서는 누군가 세상을 떠날 때 “선종하셨습니다”라는 말을 사용하죠.
단지 사망했다는 뜻이 아닌, 하느님께 무사히 이르렀다는 영적 의미가 담겨 있어요.
프란치스코 교황과 선종 – 삶과 죽음의 일치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임 중 내내 청빈, 겸손, 정의, 약자와의 연대를 삶의 중심에 두었어요. 고급 차 대신 소형차를 타고, 고급 관저 대신 숙소 공동거주를 선택했던 교황은, 마지막 순간까지 선종의 본질을 삶으로 보여준 인물이었습니다.
교황은 묘비에 “Franciscus”라는 한 단어만 새겨달라는 유언을 남겼어요. 또한 다른 교황들이 묻힌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성모 마리아를 사랑했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지하의 작은 통로에 자신을 묻어달라고 했죠.
그의 선종은 단순히 육체의 죽음이 아니라, 그가 평생 말하고 살아온 가치들의 종착점이었어요.
소유하지 않고, 드러내지 않으며, 끝까지 사랑하려 했던 교황의 삶은, 그 자체로 완성된 선종이라 말할 수 있어요.
현대 사회에서 선종이 주는 질문 –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지금, 죽음을 언급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어요. 죽음은 감추고 피해야 할 공포의 대상이 되었고, 많은 이들이 죽음을 준비하지 않은 채 맞이하곤 해요. 하지만 선종이라는 개념은 묻습니다.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떠나고 싶은가?”, “삶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은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통해 우리가 돌아봐야 할 질문은 단순히 종교적 차원이 아닙니다.
‘인간다운 죽음이란 무엇인가’, ‘삶과 죽음은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가’라는 철학적 물음이에요.
선종은 단지 성사를 받은 채 조용히 떠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를 통해 자신을 정돈하고 마무리할 수 있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그리고 이는 누구나 훈련하고 준비할 수 있는 여정이기도 해요.
마지막 기도 –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드리는 고백
세상의 수많은 교황 중, 프란치스코 교황은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성인의 향기’를 남긴 분이었어요.
그의 선종은 단지 한 시대의 끝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어떤 죽음이 아름다움일 수 있는지에 대한 묵상을 안겨주었습니
다.
그분이 남긴 단어들, 행적, 그리고 마지막 장소의 선택까지. 그 모두가 ‘삶과 죽음의 일치’라는 선종의 진정한 의미를 담고 있었어요.
지금 이 글을 읽는 우리 또한, 언젠가 맞이할 그 순간 앞에서 선종이라는 단어를 마음에 새기고 살아간다면, 오늘의 하루가 조금 더 조심스럽고, 따뜻하게 흘러가겠지요.
교황님, 평안히 쉬소서. 당신의 선종을 통해, 우리는 다시 삶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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